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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폭우 이후 | 서호전통시장 편

  • 2026.08.20
  • By 콘텐츠팀
누적 강수량 778.7mm, 현재 확인된 피해만 197건. 기록적인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통영의 현장을 위기브가 직접 확인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계속 해야지”
물은 빠졌지만, 통영의 피해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새벽 4시 흙탕물에 잠긴 시장부터, 다시 일상을 세우는 사람들까지.
통영 폭우 피해 현장을 기록합니다.


누적 강수량 778.7mm, 현재 확인된 피해만 197건

기록적인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통영의 현장을 위기브가 직접 확인했습니다.

비는 그쳤고 시장 안을 가득 채웠던 물이 빠졌지만, 그 자리에는 폭우가 남긴 피해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습니다.

도로 한편에는 물에 젖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물건들이 쌓여 있었고, 시장 상인들은 침수된 상품을 하나씩 꺼내 상태를 확인하고 닦아내고 있었습니다.

폭우는 지나갔지만,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복구는 이제 시작이었습니다.

집중호우 이후 통영 도심에 남은 피해 흔적

▲ 집중호우 이후 통영 도심에 남은 피해 흔적

폭우로 인해 휴무하는 서호시장 점포

▲ 폭우로 인해 휴무하는 서호전통시장 점포 @연합뉴스

새벽 4시, 시장은 이미 물에 잠겨 있었습니다

통영 서호전통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이곳에서 15년 동안 생업을 이어왔습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시장에 나왔고, 폭우가 쏟아진 날도 평소처럼 새벽 4시에 가게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이날은 평소와 전혀 달랐습니다. 이미 바닷물과 빗물이 뒤섞여 시장 안으로 밀려들고 있었고, 물은 빠르게 불어나 배꼽을 넘어 배 가까이까지 차올랐습니다.

가게 앞에 놓여 있던 채소와 각종 물건은 물 위로 떠올랐고, 미처 옮기지 못한 것들은 그대로 떠내려갔습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마주했던 시장이, 그날 새벽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15년 정도 여기서 장사했는데
이런 건 처음이에요.”

▲ 서호전통시장 침수 피해 복구 현장 @통영시청

 

물건을 붙잡던 손을 놓고, 사람부터 피해야 했습니다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을 때 상인들이 가장 먼저 한 일은 가게에 있던 물건을 건지는 것이었습니다.

떠내려가는 물건을 붙잡아 한쪽에 모으고, 주인을 아는 물건은 나중에 찾아갈 수 있도록 챙겨두기도 했습니다.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마련한 상품이었기에 쉽게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물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물건을 건져서 놨는데,
물이 계속 불어나니까
우리 생명을 구해야 되겠다 싶었어요.”

배 가까이까지 물이 차오르자 더 이상 상품을 지킬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상인들은 물건을 두고 시장 밖으로 빠져나와야 했습니다.

생계의 밑천을 눈앞에 두고도, 결국 생명을 먼저 지켜야 했습니다.

물이 빠진 뒤, 피해가 드러났습니다

긴박했던 순간이 지나간 뒤, 시장과 거리에는 폭우가 남긴 피해가 한꺼번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침수된 상품과 망가진 집기, 다시 사용할 수 없는 물건들이 곳곳에서 확인됐습니다.

옷과 양말, 생활용품 등을 판매하던 상점은 보관하고 있던 상품 대부분이 물에 잠겨 있었습니다.

빗물뿐 아니라 바닷물과 흙탕물이 뒤섞인 물에 젖은 상품은 겉을 말리고 닦아내더라도 다시 판매하기 어려워, 사실상 상품 대부분을 판매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전날까지 판매를 기다리던 상품들이 하루아침에 폐기해야 할 물건으로 바뀌었습니다.

 

▲ 침수 피해 이후 도로 한편에 쌓인 상품과 각종 물품 @위기브

 

 

▲ 서호전통시장에서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들이 복구활동을 벌이는 현장 @통영시청

 

이곳에서 만난 한 가족에게는 그 피해가 곧 생계의 문제였습니다.

가족의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새롭게 마련했던 상품들이 이번 폭우로 한꺼번에 침수됐기 때문입니다.

침수된 물건을 바라보던 가족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그래도 자기 밥벌이는 하겠다고
나와서 장사했는데,
이번에 피해를 너무 많이 봤어요.”

이 상품들은 단순한 재고가 아니었습니다.

다음 날 가게 문을 열기 위해 필요한 상품이었고, 하루하루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마련한 밑천이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계속 해야지” 다시 가게 문을 열었습니다

폭우가 지나간 뒤 상인들은 다시 시장으로 나왔습니다.

젖은 상품을 꺼내 상태를 확인하고, 쓸 수 있는 것과 버려야 할 것을 나눴습니다. 진흙과 오염물이 남은 가게 안도 다시 닦았습니다.

▲ 서호전통시장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박충현씨의 점포 안쪽. 영업은 게시했지만 안쪽은 아직 엉망인 상태 @연합뉴스

 

 

 

조금씩 가게 문을 여는 곳도 생겼습니다.

한 상인은 취재 당일부터 다시 영업을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오늘부터는 장사를 시작했지.”

하지만 시장을 찾는 손님은 아직 많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상인은 일을 멈출 수 없다고 했습니다.

“많이는 안 와요.
그래도 우리는 계속 해야지.”

가게 문은 다시 열렸습니다.

그러나 침수된 상품이 돌아오는 것도, 이미 발생한 손실이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다시 일을 시작했다는 것과 일상이 회복됐다는 것은 아직 같은 말이 아니었습니다.

 

통영의 복구는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누적 강수량 778.7mm, 피해 197건. 재난의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숫자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마주한 피해는 숫자만으로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많은 상품이 다시 팔 수 없게 됐는지, 가게를 다시 정상적으로 운영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이미 발생한 손실을 주민들이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지.

비가 그친 뒤에야 비로소 드러나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재난 소식이 뉴스에서 조금씩 사라지는 동안에도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물건을 치우고, 가게와 집을 정리하며 다시 일상을 세우고 있습니다.

폭우는 지나갔지만, 관심까지 멈춰서는 안 됩니다.

위기브는 이번 현장의 이야기를 한 번 전하는 데 그치지 않겠습니다.

통영의 복구가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다시 일상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계속 확인하고 전하겠습니다.

현장에서 새롭게 확인되는 피해와 복구 과정, 그 안에서 다시 일상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이어서 기록할 예정입니다.

현재 위기브에서는 통영시와 함께 집중호우 피해 복구를 위한 긴급모금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피해 당시의 안타까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통영이 다시 일상을 회복할 때까지 관심을 이어가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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